출판사 서평

 

조선의 도자기는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태어난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순정하게 합일된 무애의 마음과 천래의 재주가 어우러져 어느 나라에서도 불 수 없는 놀라운 경지를 이루었다. 지금도 동서양 도예가들이 모두 하나의 화두로 삼고 있는 조선의 도자 미학은 정작 우리에게는 아직도 낯설다. 일탈된 자유로움으로 놀라운 변주곡을 들려주는 분청사기나 검박과 실질을 숭상한 시대 정신이 격 높게 구현된 조선 백자에서 우리는 이들의 근저에 일렁대는 조선의 진솔한 모습을 가습 깊숙이 품는다.

조선시대 도자기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거기에는 조선인들의 미의식이 꾸밈없이 담겨 있다. 넉넉한 포용의 미덕이 자리하고 있는 분청사기에는 전통과 창조, 절제와 충동, 근엄과 해학이 넘나들며 한데 어우러져 끊임없이 놀라운 변주곡을 연주하며, 유교 문화의 상징이라 할 백자에는 생활속의 미를 추구하여 일상의 주변을 격조 놓은 아름다움으로 꾸몄던 조선 사대부들의 세련된 미감이 자리하고 있다. 쓰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게, 그리고 대량으로 만들어야 하는 공예적인 속성때문에 도자기에는 특정한 시대의 공통분모적인 아름다움이 그림자처럼 일렁대고 있는 것이다

 

 

 

 

 

저자소개

 

김재열
서울대학교 고고학과와 동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현재 호암미술관 부관장이며 문화재전문위원으로 서울대 등에서 한국 도자사를 강의합니다. <대고려국보전> <조선전기국보전> <조선후기국 보전>등의 전시를 기획하였으며, 용인 서리 고려백자 요지 등 다수의 가마터 발굴에 참여하였습니다. 1988년에 제9회 도자학술상, 1998년에 제1회 자랑스런 박물관인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주요논문으로는「고려박자의 연구」「고려 도자의 상감 기법 발생에 관한 일고찰」등이 있습니다.

 

 

 

목차

 

001. 조선 도자기의 운명
002. 순백자·상감 백자
003. 청화백자
004. 철화백자·진사백자